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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정기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필요할 때 선발하는 상시 채용으로 바꾸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매년 본사 인사팀이 상·하반기를 합쳐 8000명 내외의 인원을 공개채용해 왔는데 앞으로는 각 현업 부서가 필요한 인재를 원하는 시기에 뽑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국내 5대 그룹 중 처음이다.

시장 환경과 기술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금 같은 인력 채용은 조직 내 인력 배치에 비효율적인 게 사실이다. 대규모로 인력을 채용해 나누는 과정에서 직무 전문성이 고려되지 않고, 경영 환경 변화로 예상했던 인력과 실제 수요가 맞지 않아 엇박자가 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 변화와 융합이 변화무쌍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괄적으로 뽑는 정기채용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미래 산업에 걸맞은 인재를 제때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대규모 채용에 대한 정부와 취업 준비생들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과거의 채용 패러다임을 쉽게 바꾸지 못했는데 이번에 현대·기아차가 혁신 첫발을 뗀 것은 의미가 크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기업 중 대규모 신규 채용을 하는 곳은 거의 없다. 직무 중심 상시채용이 정착돼 있다. 구글 같은 기업뿐 아니라 국내 벤처기업들도 1년에 20여 회나 조직을 개편하는 등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다 보니 팀 조직과 해체가 반복되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찾는 게 채용의 핵심이다. 최근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고 기민하게 계획을 수정하는 '애자일(Agile)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조직의 유연성은 더 중요해졌다.

현대차 정기 공채 폐지에 취업준비생들은 "채용 인원이 크게 줄어드는 것 아니냐" "얼마나, 언제 뽑을지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세계적 트렌드를 거스를 수는 없다. 지원자들도 불필요한 스펙 쌓기 경쟁에서 벗어나 직무 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현대·기아차의 채용 혁신을 계기로 다른 기업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채용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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