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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러관계 재설정·中화웨이 장비 사용금지 압박
헝가리도 반발…외무장관 "미, 위선 떨지 말라"헝가리에서 기자회견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 헝가리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서방국가와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을 분열시키게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동유럽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첫 방문지인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헝가리를 압박했다. 헝가리는 러시아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이 그동안 중유럽에서 너무 오랫동안 부재했었다"면서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만약 화웨이 장비가 미국의 중요한 시스템이 있는 곳에 배치돼 있을 경우 미국은 그런 나라들과 협력 관계를 맺기가 곤란하다"며 헝가리에 중국의 통신장비제조업체인 화웨이의 장비를 쓰지 말라고 요구했다.

화웨이가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깊게 관여돼 있다고 보는 미국은 헝가리와 폴란드 등에서 화웨이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일을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여전히 조사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살인을 감추고 있지 않다"면서 카슈끄지 살해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처벌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회견 발언에 페테르 시야트로 헝가리 외무장관은 "위선 떨지 말라"며 불쾌한 내색을 내비쳤다.

헝가리는 가스 대부분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며, 전기도 러시아의 연방원자력공사가 125억유로를 투자한 헝가리원자력청(PAKS)의 원자력발전소에 의존하고 있다.

아울러 헝가리는 화웨이가 집중 공략하는 시장으로 중국은 헝가리에 12억달러(1조35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헝가리도 화웨이 장비 배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순방은 중유럽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초래한 미국의 외교적 노력 부족을 만회하려는 시도다. 미 국무장관이 부다페스트를 방문한 것은 지난 2011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이후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헝가리에 이어 12일에는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13일에는 폴란드를 방문해 '중동의 평화와 안보의 미래'에 대한 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다.

헝가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페테르 시야트로 헝가리 외무장관. © AFP=뉴스1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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